단풍 명산
장성 백암산(741.2m)
웅장한 백학봉과 수더분한 단풍빛
내장산은 두 말이 필요없는 국내 최고의 단풍탐승지다. 가을이면 온 산을 붉게 물들인 단풍을 구경하기 위해 전국에서 몽ㄹ려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사실 너무 사람이 많이 몰려서 문제다. 단풍철 동안은 교통체증이 일상화되고 주차장은 차량으로 넘쳐난다. 하지만 그런 불편을 감수하고도 한번쯤은 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내장산 단풍이다.
내장산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백암산 일대는 단풍도 그 수려함이 결코 내장산에 뒤지지 않는다. 헌데 백암산의 단풍빛은 내장산과 약간 느낌이 다르다는 것이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세련되고 깔끔해 돋보이는 내장산과 달리 백암산의 단풍은 수수한 자연미가 일품이다. 그렇다고 수준이 떨어진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다.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아름다움이 바로 백암산 단풍의 특징이다.
백암산 단풍코스는 고불총림 백양사가 기점이 된다. 절을 거쳐 오르는 산길 가운데는 영천굴을 통해 백학봉에 오른 뒤 상왕봉~백양계곡~백양사로 돌아오는 원점회귀형 코스가 가장 인기다. 백학봉에 오르기까지 초입부의 계단길이 제법 가파르지만, 주능선에서 보는 조망은 정말 일품이다. 단풍빛도 이 부근이 제일 곱다.
백양사를 지나 완만한 경사의 오솔길을 따라 오르면 오른쪽 약사암으로 이어진 갈림길이 나온다. 이 길을 따라 백학봉 방향으로 코스를 잡는다. 약사암 오르는 길은 비자림 직후의 계단길과 첫번째 삼거리를 지나쳐 잠시 오르면 나타나는 흙길 두 가닥이다. 계단길이 가깝기는 하나 흙길이 걷기에는 편하다.
약사암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 오르면 영천굴이 다다르고, 이후 계속된 계단을 밟으며 백학봉으로 오른다. 코가 닿을 정도로 급한 경사길을 올라 백학봉 정상에 서면 사방으로 시원스런 조망이 펼쳐진다. 발밑으로는 조그마한 성냥갑처럼 변한 백양사의 불당과 요사채가 앙증맞고, 계곡 건너 도집봉과 가인봉 뒤로 풍성한 모습의 고창 방장산도 솟아 있다.
일단 백학봉 정상에 올랐으면, 백암산의 주봉인 상왕봉까지는 비교적 순탄한 능선길이 기다리고 있다. 급히 서두르지 않아도 1시간쯤이면 주파할 수 있다. 능선 중간의 722m봉 직전 백양사계곡과 동쪽 구암사 방향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만난다. 두 곳 모두 이정표가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상당히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722m봉을 지나며 바위와 흙이 적당히 섞인 산길은 한층 편안해진다. 전망은 주로 백양사 계곡쪽으로 터지며 눈앞에 펼쳐지는 푸근하면서도 아름다운 단풍빛에 등산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상왕봉에 오르기 직전 오른쪽 능선으로 갈라지는 샛길은 순창새재와 소둥근재로 이어지는 능선길이다. 특별한 이정표는 없고, 표지리본만 몇 개 달려있다.
상왕봉 정상은 시야가 트인 바위지대로, 북서쪽 사면의 울창한 원시림에 물든 단풍 또한 볼 만하다. 하산은 사자봉 방향의 능선을 타고 안부까지 내려선 뒤 백양사계곡의 등산로를 따른다. 안부에서 20분이면 운문암으로 오르는 콘크리트 도로와 만나는데, 이후 이 길은 백양사까지 3km 가량 이어진다.
백양사 계곡길은 콘크리트 포장이 되어 있어 산길다운 맛은 떨어지지만 가을철 단풍터널을 이뤄 인기 있다. 백양사 오른쪽으로 난 좁은 도로를 따라 계속 올라가면 되며, 운문암 입구까지 1시간 정도 걸린다.
콘크리트 도로를 피하고 싶다면 상왕봉 밑 안부에서 사자봉으로 올라 청류암을 거쳐 매표소로 돌아올 수 있다. 대신 산행시간은 40분 가량 더 걸린다. 이 능선길은 숲이 짙어 조망하는 맛은 떨어지지만, 가을에도 찾는 이가 적어 호젓한 산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권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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