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행..

지리산 (성삼재~노고단~피아골)08년 유월 스물이틑날

청산리 벽계수 2008. 6. 23. 19:27


지리산 피아골


마음 가다듬는 십리 계곡길


   
직전단풍 못잖은 여름 피아골계곡

   마지막 식당인 '산아래 첫 집'을 지나면 곧바로 산길이다. 처음에는 차가 다닐 만란 넓은 길이 순하게 20여 분간 이어진다. 물 맑고 풍광 아름다운 계곡이 왼쪽 아래로 펼쳐지며, 굵은 호박돌 깔린 그 길을 걸어가면서 '지리산으로 들어가는(入山)'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어 좋다.

   지리 10경 중 하나인 '직전단풍'은 아직 이르지만, 짙푸른 녹음과 어우러진 맑은 피아골 물 또한 그에 못지 않은 장관을 이룬다.

   마을을 출발한 지 20여 분간 계속되던 넓은 길은 첫번째 다리를 건너며 끝이 난다. 잘 자란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뒤섞여 자라는 이곳의 다리 이름은 선유교. 다리를 건너면 곧 뒤편에 막돌로 쌓은 축대가 있는 넓은 공터가 나오는데 표고막터다. 일제시대 이곳에서 표고를 대량으로 재배했기 때문에그렇게 불린다. 이곳에서 피아골대피소까지는 3km.

   표고막터를 지나면서부터 시원한 숲속 길이 계곡과 나란히 이어진다. 가을이 아니라도 크고 작은 소와 담이 조화를 이루며 흐르는 계곡의 아름다움에 걸음이 즐겁다. 이 정겨운 길을 따라 20분 가면 삼홍교가 나오고 곧 삼홍소(해발 600m) 간판이 서 있다. 피아골의 가을날 단풍에 산 빛이 붉고, 사람도 붉고, 물까지 붉게 물든다 하여 삼홍소라 한다. 10분을 더 가면 구름다리가 또 계곡을 가로지른다. 성인 한 명이 배낭을 메고 겨우 통과할 정도로 좁은 다리폭이다. 들어서는 입구에 재미있는 경고판이 붙었다. '3인 이상 통행금지'.

   이 이름 없는 구름다리를 건너면 앞에 홍수 시 경보방송을 내보내는 '자동우량경보시설'이 나타난다. 이곳은 구계포계곡으로 와폭이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해서 붙여졌다.

   왕시리봉 능선의 질등에서 흘러내린 지계곡을 건너는 선녀교는 중간에 큰 나무 한 그루가 길을 가로막으며 비스듬히 자라고 있다. 선녀교에서 피아골대피소는 20여 분이면 닿는다.

   질매재와 임걸령에서 흘러내린 물이 만나는 곳에 산골 외딴 집 피아골대피소가 자리잡고 있다.

   대피소 오른쪽으로 등산로가 나 있다. 여기서 임걸령까지는 2.5km. 철다리인 불로교 지나 '용수삼거리'에서 길은 오른쪽으로 급히 꺾이는데, 여기서부터 그 악명 높은 피아골 계단길이 이어진다. 원래는 급경사의 비탈길로 비가 내릴 때는 아주 미끄러운 흙탕길이 되어 등산로의 침식이 많았던 곳인데, 공단에서 지난해 말 목재데크를 설치하고 등산로를 정비해지금은 수많은 계단길로 바뀌었다. 여기서 가파른 계단을 따라 1시간10분 가량 힘들게 오르면 주능선 삼거리다. 여기서 노고단까지는 돼지평전 지나 2.7km의 완만한 능선길이다. 임걸령까지는 오른쪽으로 0.5km다.

   *산행길잡이

   직전마을-(20분)-표고막터-(삼홍교-(35분)-선녀교-(20분)-피아골대피소-(12분)-불로교-(1시간)-피아골삼거리-(1시간)-노고단

   *교통

   자가운전일 경우 호남고속도로 상의 전주나들목을 빠져나와 17번, 19번 국도를 이용해 남원을 거쳐 구례까지 와서 섬진가도를 따르다 외곡리에서 이정표 따라 연곡사 방향으로 들어서면 된다. 남해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하동나들목에서 내려 19번 국도를 따라 구례 방향으로 들어오다 연곡사로 들간다.

   열차로는 용산역에서 1일 8회(06:50, 08:50, 10:50, 12:50, 14:50, 16:50, 21:50, 22:50) 출발하는 전라선 무궁화호로 구례구역까지 간다. 5시간 걸리며, 평일기준 18,800원. 역 앞에서 대기중인 택시를 타고 직전마을까지 갈 수 있다. 요금은 약 25,000원이다. 구례터미널에서 직전마을까지 06:40부터 한 두 시간 간격으로 하루 9회 버스가 다닌다. 요금은 국립공원 입장료 2,600원 빼고 1,950원이다. 구례터미널 061-782-3941.

   *잘 데와 먹을 데

   피아골 등산로 입구에 위치한 직전마을에 향토음식점과 민박을 겸하는 집이 여럿 있다. 만남의광장(061-782-8108), 산수민박(782-1849), 솔봉식당(782-7449), 노고단산장(782-1877), 피아골계곡상회(782-7446, 722-6290), 피아골식당민박(782-8034), 지리산식당(782-7445), 산아래 첫집(782-7460).

   *볼거리

   연곡사 현대사의 질곡을 고스란히 간직한 사연 많은 피아골이 시작되는 직전리 조금 못미처 자리잡고 있다. 대웅전 북동쪽엔 우리나라 최고 걸작으로 손꼽히는 동부도와 동부도비가 있다. 그 옆으로 난 차밭 사이의 산길을 따르면 차례로 북부도, 서부도, 현각선사 부도비 등의 석조물이 나오는데, 그 빼어난 아름다움은 어려운 걸음으로 연곡사를 찾은 기쁨을 더해준다.


--옮겨온 글--